패션 잡지사의 에디터는 트렌드의 최전선에 위치해 여성들의 패션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직업이다. 작년에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타일’의 영향으로 더욱 각광받기 시작했다. 명품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휘감고, 셀러브리티와 모델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이 여성들의 로망을 자극했다. 실제로도 드라마 방영 이후 잡지사 편집장과 패션 에디터들에게 이력서를 포함한 메일이 쇄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패션 에디터의 화려함 이면에는 무수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단, 화보 촬영을 할 때 ‘스타일’의 김혜수처럼 실크 드레스에 킬 힐을 신고 손가락으로 지시만 내리는 에디터는 아무도 없다. 편안한 데님 팬츠에 운동화를 신고 여기 저기 뛰어다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일반 사무직과 다르게 매우 유동적이고 활동적이어서 주말 출근이나 야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밤샘 촬영은 물론이며, 마감이라는 특수한 시간적 제약이 있다. 보통 한달에 1주일가량 야근을 하는데 마감 이전 잦은 촬영으로 체력이 떨어져도 무조건 견뎌야 하는 필수 시간이다. 따라서 불규칙적인 생활로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처럼 신상 컬렉션 제품들이 즐비한 쇼룸을 가진 국내 패션 잡지사는 없다. 해외 패션 에디터들은 브랜드에서 보내준 샘플 의상과 소품을 쇼룸에 배치하고 얼마든지 촬영은 물론, 실제로 자신들이 착용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국내 매거진의 실정은 열악하다. 브랜드의 샘플이 한정되어 있어, 멋진 화보를 찍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 ‘홀딩’(촬영 날짜에 샘플을 예약하는 것)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패션 에디터의 가장 어려운 점은 실제 업무에 비해 얻는 낮은 보수에 있다. 매달 마감과 밤샘 촬영에 상응하지 못해 열정이 없으면 오래 하기 어렵다.
모든 직업에는 장단점이 있다. 패션 에디터라는 직업도 예외는 아니다. 패션 에디터가 되고자 한다면, 화려한 커리어우먼 뒤에 있는 명암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최자영(31)씨는 미국 허스트사와 국내 중앙엠앤비의 합작 회사인 ‘코스모폴리탄’의 패션 
에디터이다. 올해로 경력 8년차인 그녀에게 패션 에디터로서 힘든 점들을 인터뷰했다.
Q. 마감 동안에 할 일을 그 전에 하면 되지 않나?
A. 그러고 싶지만, 마감 전 기간에는 더 많은 일들을 한다. 화보 촬영을 위한 제품 홀딩과 장소 검색, 국내외 출장과 브랜드 행사 참석이 있어 사실상 기사를 마감 전에 작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작성해야 할 컨텐츠가 마감 이전에 준비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
Q. 잡지사에는 노처녀가 많다고 들었다. 실상은 어떠한지?
A. 사실이다. 실제로 잡지사는 성비가 극히 불균형이다. 어떤 잡지사는 건물 중 사무실이 위치한 층에 단 한명의 남자가 없을 정도. 가장 많이 만나는 남자는 브랜드 제품을 전달해주는 퀵 서비스 아저씨와 야근 때 식사를 배달해주는 아저씨이다.
Q. 패션 트렌드를 여성들에게 제시함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나?
A. 물론 있다. 실제로 항상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는 동료들이 많다. 매 시즌 쏟아져 나오는 전세계 컬렉션 트렌드 중에서 국내 여성들과 자사 타겟 연령에 맞게 제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급변하는 매체 환경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급증에 따라 패션 트렌드를 제시하는 방법도 달라지고 있다. 이를 원치 않아도 따라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 에디터라는 직업을 계속 유지하게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지?
A. 한마디로 ‘자아 실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매달 내 이름 석자를 달고 여성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칼럼을 쓰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내가 원하는 패션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고, 실제로 독자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엽서나 메일을 보내주실 경우 보람을 느낀다. 또한,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패션 피플과 함께 화보를 디렉팅한다는 것에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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